안녕하세요 벌써 일주일의 중간이 지나갔네요. 평소 디저트보다는 카페 분위기 좋은 곳 자체를 선호하는 편이였는데, 최근에 다녀온 천안 디저트 카페 그레이스플레이스는 수제 숙성 마들렌을 만든다기에 절대 디저트를 뺄 수 없는 곳이였어요. 오후 1시에 열어 조금 늦게 열지만 정말 다양한 종류의 마들렌과 휘낭시에가 있어 선택바보의 순간에 빠지기도 하구요..ㅎㅎ 이런 곳은 알아두었다가 소중한 분께 선물할 일이 생기면 딱 포장하기 정성스러운 수제디저트라 마음속으로 찜꽁해두기도 하구요.

<그레이스 플레이스>
오후 1시 - 밤 10시
화요일 휴무



바로 이렇게 종류별로 놓인 마들렌에 제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괜히 이런 곳에 와서는 평범한 맛보다는 다른 맛을 고르고 싶어지는,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죠? 최근에 갔던 카페들 모두 디저트를 납품 받거나 그 위에 조금 더 꾸며서 플레이팅 해왔었던 것 같은데 정말 오랜만의 수제디저트라 더 마음이 설렜던것 같습니다. 딱 봐도 14가지 그 이상의 종류가 있어서 취향껏 담기도 하고, 각각 다른 맛으로 골라 반씩 사이좋에 나누어 먹기도 하면서요.


내부에 사람들이 많아 찍지는 못했지만, 오픈 키친 형식으로 되어 있어 한쪽에서는 아주 큰 부엌을 사용하시고, 다른 한쪽 벽 (사진)은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테이블 자체는 무릎만큼의 높이라 낮은 편이여서 얼굴을 조금 더 잘 보고 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노트북하려는 사람들에겐 힘들 수도 있겠네요.


또한 메뉴에 아인슈페너가 6가지나 될 정도로 정말 다양했는데, 말차. 스트로베리. 태운 바닐라. 얼그레이 등 다양한 아인슈페너를 고를 수 있다는 것. 크리미한 음료를 평소 잘 마시지 않아왔다가 여기서는 너무 궁금해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음료 개발도 직접 하신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매장에서 먹고 갔기 때문에 일반 글라스 잔에 받았는데, 만약 포장 픽업한다면 이런 보틀에 담아주시는군요 +_+


고른 마들렌은 총 4가지 였습니다. 코코, 피스타치오, 흑임자, 시나몬 무화과 이렇게 고르게 되었는데 평소 맛보기 힘든 맛이 많아서 꽤 오래 고민했어요. 특히 초코가 땡기는 날이였으면 주저 없이 더티초코를 골랐을텐데 .. 때문에 다음에 한번 더 방문하고 싶어졌습니다. 숙성 마들렌이 일반 마들렌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굉장히 폭신하고 촉촉하더라구요. 뭔가 메마른 느낌도 없이 폭신하게 살아있다고 해야 할까 게다가 안에 들어 있는 필링이 더욱더 식감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맛 별로 필링은 다 다른 것 같더라구요.


예를 들자면 흑임자 마들렌에 땅콩이 들어 있었어요. 땅콩버터쨈의 짭쪼롬한 맛과 고소한 흑임자가 만나서 진짜 맛있었어요.겉 코팅은 또 달짝지근해서 단짠의 정석을 보여주는 메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평소 구수한 맛을 좀 좋아하신다면 흑임자로 꼭 드셔보세요.


코코는 코코넛 가루가 겉부분에 묻어 있는 형태였고, 피스타치오는 실제로 안에 피스타치오가 씹히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이스크림으로만 나오던 피스타치오를 이제 베이커리류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되다니 저로서는 완전 센세이션이였구요 ㅎㅎ


천안 디저트 카페 그레이스플레이스에서의 가장 최애를 꼽아보자면, 시나몬 무화과입니다. 저는 시나몬 자체를 굉장히..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안에 있는 무화과의 과육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조합이였어요. 통밀빵이나 무화과 깜빠뉴에서 맛보던 과육이 마들렌 사이사이 이 작은 곳에도 들어 있는 곳을 보고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쫄깃한 식감과 폭신한 빵이 함께 어우러지거든요. 겉부분의 시나몬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고 달달한 정도여서 더욱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음료 중 태운바닐라는 직접 바닐라빈을 태워 만들어 본 아인슈페너라고 하는데 일반 바닐라라떼보다 훨씬 고소하고 달달한 느낌이였어요. 간만에 당충전 제대로 한 듯. 마들렌은 2700~3000원 정도의 가격선이였구요, 내부에 화장실까지 있어 편리했습니다. 위치는 불당고등학교 옆에 있는데 차가 들어갈 수는 없는 공간이여서 여기에 카페가 있는줄 몰랐던 것 같아요. 수제 디저트 이만큼 잘 하는 집 없다며,, 다녀와서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있는데 천안에 거주하신다면 꼭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친구들과 이야기를 오래 나누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려서 아쉬운 작별을 했었는데, 이젠 아예 늦게까지 하는 카페를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보통 10시 넘어서부턴 펍으로 가야 하지만 천안 신불당 카페 ‘겐트’는 23시까지 하는 카페라서 부담스럽지도 않고 술을 안 마시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공간인 것 같습니다.

디저트류는 테린느가 있다는 점에서 다른 카페들과 차별화되었구요, 핸드드립 커피를 하고 있는데 일반 아메리카노를 주문해 마셨을 때에도 굉장히 깊고 진함이 느껴지는 곳이라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아메리카노는 4,500원으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고, 라떼 종류가 많은 편인데 당고 미숫가루나 솔티 카라멜 라떼도 있어서 특별했어요. 커피 메뉴를 조금 더 살펴보면 일본식 커피인 오레그랏세도 눈에 띄네요. 오레그랏세는 우유와 커피의 층이 나뉘어 있는 연유 커피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평소 돌체라떼를 맛있게 드신다면 드셔보셔도 좋을 듯해요.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점은 인스타 맛집이라고 하는 카페에서 보통 먼지 쌓이도록 디저트를 내놓는 경우가 있어서 마음속으로 안타까웠던 적이 많았는데 천안 신불당 카페 겐트는 쇼케이스에 어떤 느낌인지 진열만 해놓고 새로 꺼내 주시는 것 같았어요. 이 날은 너무 늦은시간이였고 배가 부른 상태여서 디저트류를 주문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위생적이라면 다음 방문 때 먹어볼 의향이 있습니다 :)

전체적으로 좌석이 많고 넓은 느낌입니다. 낮은 좌석도 있고 노트북 하기 좋은 테이블도 보이네요. 중앙에 위치한 스피커 음질이 장난 없어서,, 틀림없이 굉장히 고가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저녁에는 어둑하게 간접조명으로만 빛을 내고 있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굉장히 은은한 편이에요. 통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낮에는 채광이 좋은 햇살맛집으로 변신하겠죠?

창가 좌석도 있지만 높은 스툴은 선호하지 않기에 바라만 보기로 합니다. 꽤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마감까지 자리를 하고 있었어요. 늦게까지 하는 카페가 드물기 때문에 늦은 약속이신 분들이 주로 찾는 곳인가봅니다.

아메리카노
/4,500

아메리카노의 바디감이 살아있다고 해야 하나, 커피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초보로서 끝맛의 깊은 초콜릿맛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샷이 쎈 편이라 먹고 나서 머리가 살짝 아프긴 했었는데 그건 제가 카페인을 잘 받아들이지 못해서 그런 것이구요. 약하신 분들은 반으로 줄여서 해달라고 하시면 될 것 같아요. 진하고 맛이 묵직해서 아직도 기억이 나는 커피.

분위기도 조용하고 노래가 시끄럽지 않아서 대화에 방해되지도 않았습니다. 테이블간의 간격이 널찍하게 띄워져있어서 혼자 오나 여럿이 오나 다른 테이블과 겹쳐질 일이 없으니 개인 공간을 확보해주는 기분. 저녁에 방문한 카페들은 꼭 다음번엔 낮에 와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천안 신불당 카페 겐트는 다음에도 저녁에 오고 싶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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