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방탄코코아 만드는 레시피를 올릴 때 함께 먹었던 제로베이커리 디저트. 텔레비전에도 나오듯 이제는 지방을 무서워 할 때가 아니라 혈당을 높이는 탄수화물을 주의깊게 봐야할 때. 아직은 탄수화물 중독의 위험성 혹은 염증을 일으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없어 저탄수베이커리를 찾기 너무 힘든데요. 대표적인 저탄수 건강빵집으로 제로 베이커리, 이 근처에 써니베이커리까지 있어 이태원에 가는 날이면 들르곤 했답니다.

남산체육관으로 네비게이션 방향을 잡거나, 버스를 타고 내려도 남산체육관 정류장에거 내리게 됩니다. 내리면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건너 체육관의 왼쪽 아랫길로 걸어내려가면 나오는 제로 베이커리. (두번째사진)

가는 길이 애매해서 가면서도 제로베이커리가 과연 나올까? 이런 주택가에 있을까? 물음표만 백개씩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저같은 분들을 위해 상세하게 찍어보았답니다. 꼭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나빼고 길눈 밝아...)

따로 입구가 있는 줄 알았더니 스탠딩 카페 처럼 주문받아 빵을 바로 내주는 방식이였고 먹고 갈 공간이 있는 베이커리카페는 아니였습니다. 말 그대로 건강빵집. 홈페이지도 있는 제로베이커리. 택배주문으로 많이들 드신다는데 뭐 서울 올라온 김에 들르면 되지 하고 이 순간만을 기다렸던 것 같아요. (알바생이 훈훈하다는 소문까지)

모르고 이 문을 쾅쾅 들어갈 뻔 했다는 것은 저의 이불킥 흑역사로 남겨둘게요. 스태프 온리를 왜 보지 못한거니. 그냥 창가에 있는 벨을 누르면 직원분이 나오셔서 주문을 받아주십니다.

(저 cctv에 다 찍히고 말았을 거야..)램프가 예쁘네요.

제로베이커리의 유명한 메뉴는 머핀과 타르트인데요, 한달에 한번 찾아온다는 홍손님도 있었고 해서 촉촉한 디저트가 끌려 크림치즈머핀인 심쿵타르트 때문에 온 거랍니다. 머핀은 사실 저탄수 베이킹으로 만들어봤을 때 촉촉한느낌보다는 푸석하게 된 저만의 경험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어요.

지난번 휴무일을 확인하지 않은 채 제로베이커리에 방문했다가 헛걸음 했던 기억 때문에 개인적인 식단계정에 그 일기를 올렸었거든요. 사진 열심히 찍으면서 오늘 열어주셔서 진짜 감사합니다 다행이에요ㅠ 하니까 지난번 휴무라 닫혀서 못오셨다는 그분? 이라고 하시길래 깜짝 놀랐어요. 보고 계셨구나 세상에(흑역사 추가).. 무튼 머핀 안먹어봤다는 저에게 머핀하나 서비스로 쥐어주시면서 유명하니까 꼭 드셔보라구 추천받아 집에 오게 되었답니다

맛있는 빵 산건 어떻게 알고 이 날 약속이 참 많았어요. 마음은 집에가서 제로베이커리 빵 오억번도 더 뜯었을텐데 집을 안보내줘서 아주 고생을 했답니다. 머릿 속엔 온통 타르트 생각뿐. 방금 막 만들어진 타르트였어요. 살짝 뜨거운 채로 받았는데, 원래는 차갑게 냉동 후 판매하는 방식이에요. 안되는 거지만 제가 초코초코 궁금하다고 하는 바람에 살 수 있게 되어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조심히 하라는 신신당부를 들었었습니다.

다행히 모양이 예쁘게 보존된 것 같죠? 이 날은 누가 제 가방을 스치기만해도 굉장히 예민한 고라니처럼 날을 곤두세우고 거의 껴안다시피(?) 집에 모시고 왔어요.

세상에.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순삭이라는 표현을 이런 곳에 쓰는구나 처음 느낀 순간이였답니다. 타르트지도 촉촉 바삭하게 잘 만들어진데다 안에 있는 초코필링은 그냥 시판으로 당 잔뜩넣은 초콜릿과 똑같은 맛이 났거든요. 당질제한식단을 한지 70일이 넘은지라 단맛에 상당히 예민하곤 한데 머리도 안 아프고 달긴 달았는데 오랜만이라 눈물흘릴 뻔 했답니다.

그리고 머핀. 제가 아까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다 깨부시러 온듯 다이아몬드칼로 와장창 부서줬습니다. 촉촉하고 부드럽고. 보통 저탄수 빵 건강빵으로 된 머핀은 먹다보면 목이 켁켁 막히는 텁텁한 맛이 나는데 이건 전혀요. 부드러운 목넘김과 방탄코코아랑 참 잘어울리는 촉촉하게 스며드는 맛이였답니다.

심쿵타르트. 사실 가장 오리지널 치즈타르트, 치즈케이크 맛을 상상하며 가장 가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했던 메뉴. 뒤에 함량과 성분이 다 적혀있는 모습이 마음에 드네요. 성분표로 예민해 할 일도 없고, 나가서 무언갈 고르려면 무조건 상자 앞면이아닌 성분표부터 휙 뒤집어서 보곤 했는데 오랜만에 성분 상관없이 구매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심쿵타르트는 딱 오리지널 치즈타르트의 그 맛이에요. 상상한 그대로. 너무 많은 후기를 보며 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려서 그런지 의외로 초코타르트가 제 마음 속에서 1위를 차지하고 말았답니다. 머핀은 먹어봤던 저탄수베이커리 중에 1위에요.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2개쯤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치즈와 초코, 빵을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스스로 절제가 안될 것 같아 다음 감량을 바라보고 있다가 또 보상처럼 제로베이커리에 들러보고 싶습니다. 친절하셨던 직원분들 모두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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