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역 카페 정말 많이 생겼더라구요. 구석구석 흥행하지 않던 곳도 이젠 시내나 번화가 중심이 아닌 사람들이 알아서 직접 찾아가는 그런 문화로 바뀌어 나가는 것 같아요. 일부러 외진 곳에 1평짜리 카페를 발견할 때면 저도 모르게 뿌듯하고 저만 아는 보물을 찾은 듯 기쁘기도 하거든요. 작년 크리스마스 쯤 방문했었던 천안역 카페 겸 펍이라고 할 수 있는 <헤일리의 뉴욕> 입니다. 아직 영업하시는지 최신글이 없어 공식 페이스북까지 찾아갔었는데, 하시더라구요 :) 다행이였어요.

이 날 우리는 추워서 바들바들 떨고 있었는데 이 그림과 힙한 네온사인을 보고 도저히 안 들어갈 수가 없었답니다. 둘 다 술을 하지 못하고 배부른 상태이기도 해서 굉장히 망설였지만 힙한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어찌 안 갈 수가!! 천안역 근처에는 펍이 잘 없어서인지 외국인들이 90%였어요 ㅎㅎ 언어교환 같은 모임을 하고 계신 것 같았는데, 최근에는 공연도 하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카페더라구요.

테이블 하나하나가 왜 이렇게 힙한가 했더니 아래로 네온사인이 쫘악 깔려 있네요. 마치 우주에 온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ㅎㅎ 덕분에 셀카는 잘 안나와요! 취해도 상관 없음 어둑어둑한 분위기와 조명에 취하여- 올 2019년에는 술마시며 하는 독서토론 모임인 <술독>도 진행하고 있으시던데, 매 회 선착순 모집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장소는 당연히 헤일리의 뉴욕이에요. 저도 참여하고 싶지만 술을 아예 못해서 아쉽 ;; 누구 참여하신 분 있으면 저에게 어땠는지 살짝 알려주시길.

핫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지만 차갑게 마시고 싶을 수도 있어서 얼음컵 하나 부탁했어요. 많이 본 기네스 마크 컵이 ㅎㅎ 이 분위기라면 혼자 맥주하러 와도 진짜 안 어색할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 분들이 참 많았어요. 이렇게보니 낮에는 과연 어떤 느낌의 카페일까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내부가 40평으로 밖에서 봤을 때보다 들어갔을 때 꽤 넓고 길쭉한 편인 큰 카페여서 빔 프로젝터도 있어 모임하기도 좋구 야외에서 사진 찍는 분도 많이 봤구요.

노랫소리가 살짝 큰 편이여서 와글와글한 분위기 느껴보고 싶을 때 다시 찾고 싶은 곳이에요. 트레이에 이렇게 꽃이랑 함께 귀여운 빌딩모형까지, 아마 여행하시면서 모은 것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저도 요즘 여행하면서 냉장고자석을 하나하나 모아가는 중인데, 각 나라마다의 특징이 자석 속에 다 담겨있어 굉장히 귀엽더라구요. 그동안 모으다 몇 번 말았던 우표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ㅎㅎ 역시 마음이 더 닿는 일을 하게 되네요. 생각지 못한 저의 취미 발견.

크리스마스다보니 크리스마스거리를 만든 천안역에서는 이런 카드가 있었거든요 혹시 모르시는 분들은 올 해 크리스마스 때 역 맞은편 거리를 지나가보세요 ㅎㅎ 트리로 만들어진 거리가 있는데 서로의 소원도 적어볼 수 있고 사진 찍을 포토존이 참 많아서 추억 남기기 좋은 곳이였어요. 저희는 여기서 카드를 쓰구 ㅎㅎ 그런데 시간이 시간인지라 실시간으로 안주 등장할 때마다 나는 스멜에 저희도 모르게 배고파질뻔 했어요.. 카운터에 있는 유리병에는 외국인과 내국인으로 나누어서 영어로 쓰인 질문 쪽지도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쪽지에 적힌 질문을 읽어주시고 영어로 답변을 하면 소정의 선물도 받을 수 있다네요 ㅎㅎ

언어교환이나 외국에 관심 많으신 분들, 요즘은 술먹는 독서모임을 한다니깐 그런 소규모 모임 활동 좋아하시는 분들까지도 즐겁게 찾기 좋은 헤일리의 뉴욕. 감성카페랍시고 작은 공간에 사진 한번 찍고 사라지는 그런 곳이 아니라 또 찾고 싶은 공간이랄까, 여기만의 색깔을 쭉 유지해줬으면 좋겠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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