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친구들과 이야기를 오래 나누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려서 아쉬운 작별을 했었는데, 이젠 아예 늦게까지 하는 카페를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보통 10시 넘어서부턴 펍으로 가야 하지만 천안 신불당 카페 ‘겐트’는 23시까지 하는 카페라서 부담스럽지도 않고 술을 안 마시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공간인 것 같습니다.

디저트류는 테린느가 있다는 점에서 다른 카페들과 차별화되었구요, 핸드드립 커피를 하고 있는데 일반 아메리카노를 주문해 마셨을 때에도 굉장히 깊고 진함이 느껴지는 곳이라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아메리카노는 4,500원으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고, 라떼 종류가 많은 편인데 당고 미숫가루나 솔티 카라멜 라떼도 있어서 특별했어요. 커피 메뉴를 조금 더 살펴보면 일본식 커피인 오레그랏세도 눈에 띄네요. 오레그랏세는 우유와 커피의 층이 나뉘어 있는 연유 커피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평소 돌체라떼를 맛있게 드신다면 드셔보셔도 좋을 듯해요.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점은 인스타 맛집이라고 하는 카페에서 보통 먼지 쌓이도록 디저트를 내놓는 경우가 있어서 마음속으로 안타까웠던 적이 많았는데 천안 신불당 카페 겐트는 쇼케이스에 어떤 느낌인지 진열만 해놓고 새로 꺼내 주시는 것 같았어요. 이 날은 너무 늦은시간이였고 배가 부른 상태여서 디저트류를 주문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위생적이라면 다음 방문 때 먹어볼 의향이 있습니다 :)

전체적으로 좌석이 많고 넓은 느낌입니다. 낮은 좌석도 있고 노트북 하기 좋은 테이블도 보이네요. 중앙에 위치한 스피커 음질이 장난 없어서,, 틀림없이 굉장히 고가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저녁에는 어둑하게 간접조명으로만 빛을 내고 있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굉장히 은은한 편이에요. 통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낮에는 채광이 좋은 햇살맛집으로 변신하겠죠?

창가 좌석도 있지만 높은 스툴은 선호하지 않기에 바라만 보기로 합니다. 꽤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마감까지 자리를 하고 있었어요. 늦게까지 하는 카페가 드물기 때문에 늦은 약속이신 분들이 주로 찾는 곳인가봅니다.

아메리카노
/4,500

아메리카노의 바디감이 살아있다고 해야 하나, 커피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초보로서 끝맛의 깊은 초콜릿맛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샷이 쎈 편이라 먹고 나서 머리가 살짝 아프긴 했었는데 그건 제가 카페인을 잘 받아들이지 못해서 그런 것이구요. 약하신 분들은 반으로 줄여서 해달라고 하시면 될 것 같아요. 진하고 맛이 묵직해서 아직도 기억이 나는 커피.

분위기도 조용하고 노래가 시끄럽지 않아서 대화에 방해되지도 않았습니다. 테이블간의 간격이 널찍하게 띄워져있어서 혼자 오나 여럿이 오나 다른 테이블과 겹쳐질 일이 없으니 개인 공간을 확보해주는 기분. 저녁에 방문한 카페들은 꼭 다음번엔 낮에 와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천안 신불당 카페 겐트는 다음에도 저녁에 오고 싶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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