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이 찾아왔네요. 사계절 내내 냉면을 좋아하는 저희는 서울극장에 독립영화를 보러 갔다가 종로 냉면 돈까스가 유명한 “금화왕돈까스”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이유가 크긴 했는데, 셀프바도 있고 가격 대비 정말 괜찮은 곳이였고 다녀와보니 체인이 이렇게 많고 유명한 곳인 줄 몰랐어요.


웨이팅을 받는 명부까지 있는 것을 보아하니 인기가 많은 집이 틀림없다 싶었지요. 하지만 이 날은 저녁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각이여서인지 자리가 넉넉했습니다. 길가에 갑자기 있는 곳이라 상당히 당황스럽긴 해도 종로 주변에 딱히 뭐가 없는 것 같아 들어가보기로 결정했어요.


혼밥보다는 4인 테이블을 중심으로 놓여 있는 편이고 내부가 훨씬 넓은 느낌이였어요. 가족 단위로 많이 오셨더라구요. 셀프바에는 메뉴를 주문하고 이용할 수 있는 스프와 각종 반찬들이 놓여 있는 공간이랍니다. 혼밥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7~8천원 정도의 가격을 하고 있어요. 양은 무척 많은 편이라 성인 남자가 먹기에 아주 적당한 사이즈였습니다.


금화왕돈까스에서 왠 냉면이냐 하시겠냐마는 여름의 시작이라 정말 더웠고 돈까스는 너무 기름질까봐 못 먹었었는데 아직도 못 먹은 것이 한이에요 ㅎㅎ 육즙만두와 함께 주문했어요. ~900원 약간 뭔가 아쉽기도 하면서 땡기는 가격.. 사람 심리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어린이들은 다양한 돈까스를 놓고 맛있게 먹더라구요. 어딜가나 잘라주기에도 편하고 먹이기 좋은 메뉴라서인지 어린이메뉴로 인기 만점. 특히 기본으로 하는 왕돈까스는.. 진짜 엄청 큰 사이즈로 등장해요.

셀프코너에서 가져 온 스프입니다. 어렸을 적 먹은 갓뚜기 크림스프 딱 그런 맛이여서 고소하고 맛있엇어요. 후추는 취향껏 막 뿌려먹구 ㅎㅎ 벌써 밥 먹기도 전에 에피타이저 스프만 두 접시 이상은 먹은 것 같네요. 부드럽고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였어요.


금화라는 이름은 실제로 전라남도 목포시 금화동에서 개업을 했었기 때문이였나봅니다. 건강 악화로 문을 닫게 되어 손자가 물려 받아 만든 가게라고 해요. 옛날 맛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할머니 방식 그대로 전수받아 37년 전통의 비법으로 만들고 있다고 하구요.


첫 사진처럼 어깨만한 사이즈의 아주 큰 접시에 왕비빔모밀이 등장했어요. 냉면까진 아니지만 모밀면이 건강에 더 좋기도 하고 ㅎㅎ 이게 바로 쟁반냉면 그 자체 아닌가요? 소스가 약간 매콤했었는데 냉면과는 또다른 담백한 매력이 있어서 여름이면 생각나게 될 음식 같습니다.


모밀과 정말 잘 어울렸던 육즙만두는 7개에 3,900원이라는 가성비를 자랑했는데, 생각보다 비실한듯 보였지만 딱 한 입에 머금자마자 육즙이 가득 베여나와 깜짝 놀라버렸어요. 먹으면서도 와 이거 어떻게 육즙을 이 안에 가둘 수 있는걸까 열심히 토론하기도 하구요 ㅎㅎ 딤섬 못지않은 육즙이였어서 꼭 한입에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종로 서울극장에 영화보러 왔다가 우연히 발견한 집 치고 정말 괜찮았던 집. 혼자 오기에도 많이 부담스럽지 않았고 북적북적한 분위기를 오랜만에 느껴볼 수 있어서 정겹기도 했어요. 체인이 워낙 많기도 해서 지나가시다가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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